(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들 중에서 특별히 감사할 내용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었으면 서로 이야기하며 격려와 위로를 나눕니다.)
24 ¶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띠로 지방으로 가셨다. 거기서 어떤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계시려 했으나 결국 알려지고 말았다. 25 그래서 악령이 들린 어린 딸을 둔 어떤 여자가 곧 소문을 듣고 예수를 찾아와 그 앞에 엎드렸다. 26 그 여자는 시로페니키아 출생의 이방인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고 간청하였다. 27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는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래도 그 여자는 “선생님, 그렇긴 합니다만 상 밑에 있는 강아지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얻어 먹지 않습니까?” 하고 사정하였다. 29 그제야 예수께서는 “옳은 말이다. 어서 돌아가 보아라. 마귀는 이미 네 딸에게서 떠나갔다.” 하고 말씀하셨다. 30 그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보니 아이는 자리에 누워 있었고 과연 마귀는 떠나가고 없었다. 31 ¶ 그 뒤 예수께서는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에 들르셨다가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 때에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주시기를 청하였다. 33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손가락을 그의 귓속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고 34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 하셨다. ‘열려라.’라는 뜻이었다. 35 그러자 그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37 사람들은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시니 그분이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하구나.” 하며 경탄하여 마지않았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유대 지도자들과 전통 율법과 예식에 대한 논쟁이 있는 후 마귀에 잡힌 아이와 귀먹은 반벙어리를 치유하시는 사건을 전합니다. 예수님의 치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상하며 살펴봅니다.
먼저 예수님은 정결법 관련 유대 지도자를 꾸짖으신 후 띠로 지방으로 조용히 계시기 위해 이동하셨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도자들의 위협이 있었는지도 모르나 예수님은 잠시 기도와 쉼의 시간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잠시, 이방인의 여인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서 자신의 딸의 병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여기서 예수님의 답변만 보면 전혀 자비로우신 분이 아니시며, 오히려 여인에게 모욕적인 말을 전하시는 것처럼 이해됩니다. 그러나 내용의 시작을 살펴보면 시라아 출신으로 로마 식민지 지배의 지역에 살고 있던 이방인 여인은 절망적인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소문을 듣고 예수님의 기적을 요청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애절하게 보여주는 행동이지만 ‘기적의 행위’만 바라보는 시도에 예수님은 차갑게 반응하십니다. 유대인들의 율법주의에 마음이 닫혀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하느님의 계명의 참된 의미와 실천을 깨닫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은 이방인 여인의 기적 요청에 유대인들이 보여주지 못한 “믿음”을 시험하시는 대화로 계속 이어가십니다.
여인의 대답은 “강아지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마르 7:29)라고 전하면서 이방인이지만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시며 모든 이들의 주님이심을 믿음으로 간절하고 진실하게 치유를 다시 요청합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여인의 “믿음”은 예수님을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결국 “믿음”으로 모인 식탁에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외면당하지 않으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모든 사람에게 있는 것임을 오늘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귀먹은 반벙어리 치유에서 예수님은 구체적인 행동을 하십니다. 먼저 하신 행동은 귀에 손을 대시어 치유하시고 그다음으로 혀를 치유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올바르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가슴에 새기고 입으로 하느님의 일을 전하고 행동하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귀와 혀를 치유하시며 마지막에 아람어로 “에파타”라고 외치십니다. 이 말의 뜻은 소외되고 인정받지 못하며 절망적으로 살고 있던 백성의 귀와 혀를 열어 회복시키시고 해방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에파타”는 듣고 보아야 할 신체적인 눈과 귀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이 열리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하느님의 나라가 보이는 의미를 가집니다.
(제시된 질문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자신의 솔직한 의견과 경험 등을 나누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