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들 중에서 특별히 감사할 내용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었으면 서로 이야기하며 격려와 위로를 나눕니다.)
28 ¶ 율법학자 한 사람이 와서 그들이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예수께서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 가는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 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31 또 둘째 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이 말씀을 듣고 율법학자는 “그렇습니다, 선생님.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은 과연 옳습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4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너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는 감히 예수께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첫째가는 계명’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율법 학자와 지도자들은 율법의 중요성을 따지기 좋아했습니다. 구약에 명시된 율법은 총 613개 계명으로 지켜야 할 조항이 248개, 금지된 조항이 365개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율법 학자라고 하면 율법을 연구하고 해석하여 어떻게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권위와 권력을 가진 전문가입니다.
오늘 이런 율법 학자가 첫째가는 계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예수님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계명은 신명기의 내용으로 유대인들이 아침과 저녁에 해야 할 신앙고백이며 꼭 기억해야 할 구절이었습니다. 마르코 복음은 목숨, 힘 그리고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표현을 합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전부라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레위기의 구절을 인용하시어 두 번째 계명으로 이웃 사랑에 관한 말씀을 전하십니다. 이 계명은 공동체의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라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것은 ‘네 몸같이’라는 표현인데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너그러운 관심을 가지며 기쁨으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이 상천 받고 억눌려 있다면, 누구와도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율법 학자는 예수님의 대답에 옳다고 말하면서 사랑의 계명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덧붙여 율법의 진정한 뜻을 해석합니다. 각종 제사와 봉헌을 중요하게 다루는 성전에서 사랑 실천을 전하는 율법 학자의 대답은 대단한 신앙고백입니다. 자신의 관념과 생각을 변화시켜 행동의 실천으로 이루기 위한 고백, 이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디 먼 곳이나 외딴 곳에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 시작되는 곳에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 회개하고 행동할 때 실현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