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들 중에서 특별히 감사할 내용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었으면 서로 이야기하며 격려와 위로를 나눕니다.)
1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 나오실 때에 제자 한 사람이 “선생님, 저것 보십시오. 저 돌이며 건물이며 얼마나 웅장하고 볼 만합니까?” 하고 말하였다. 2 예수께서는 “지금은 저 웅장한 건물들이 보이겠지만 그러나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 ¶ 예수께서 성전 건너편 올리브 산에 앉아 성전을 바라보고 계실 때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아가 따로 찾아와서 4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질 무렵에는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5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6 장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그리스도다!’ 하고 떠들어대면서 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7 또 여러 번 난리도 겪고 전쟁 소문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황하지 마라. 그런 일은 반드시 일어날 터이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8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또 곳곳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흉년이 들 터인데 이런 일들은 다만 고통의 시작일 뿐이다.”
오늘 마르코 복음은 예루살렘의 성전 파괴와 마지막 시기의 징조를 예언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묵시 문학은 기원전 200년부터 기원후 100년에 절망적 위기의 상황을 살아가는 백성들을 하느님께서 구원해주실 것이라는 위로와 희망의 표현이었습니다. 악에서 벗어나고, 죽음을 이기는 생명이 생기고, 불의에 대한 공정이 다스릴 것이라는 기다림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의 웅장함과 풍성함을 언급하는 제자에게 예수님은 그곳에 가득한 불의와 부패, 차별과 불평등, 권력과 지배의 욕심은 결국 영원하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하십니다. 하느님이 계시는 성전은 백성들에게 사랑과 위로,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곳으로 다시 세워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라는 제자 세 명의 질문에 예수님은 그런 ‘때’가 언제인지 거짓으로 혼란을 일으키는 예언자자 있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의 참된 진리와 복음을 전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또한, 혼란의 계속은 기후적 현상으로 징조가 나올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다시 가르치십니다. 이런 사건은 세상의 끝이 아니라고 덧붙이시면서 이러한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우리의 사명이며 새로운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과정의 의미라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마치 산모의 해산 고통과 같이 새 생명에 대한 기쁨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혼란과 고난이 세상의 마지막이 아니라, 이런 모든 사건을 이겨내면서 예수님이 우리의 메시아이시며 구원자이심을 믿음의 삶으로 인내할 때 하느님 나라가 완성된다는 예언이십니다. 종말을 뜻하는 그리스어 Telos(텔로스)는 끝, 목표, 최종 목표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종말은 역사의 부조리, 이기적 욕망과 폭력의 사라짐을 말합니다. 이렇듯 델로스는 옛 죄의 질서를 끝내고, 새로운 회개의 삶으로 돌아와 불의를 바로잡는 세상, 하느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말합니다. 예수님이 예언하신 갑질과 착취의 성전 파괴는 하느님 나라가 공정과 사랑이 충만한 세계로 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의미입니다.